■ 공간 민들레 ■


점심시간의 정치학 15.06.15 12:45
seoulmate HIT 263
점심시간의 정치학

공간민들레에서 점심시간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인 먹을 것을 해결하는 시간인 동시에 정신이 아닌 몸으로, 머리가 아닌 손과 발로 직접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저번 주부터는 오디세이 아이들이 민들레와 함이께 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다. 자원(반찬)과 시간(설거지)은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이 늘었고, 이에 따라 효율성과 일의 분담, 그리고 반찬의 분배 등의 문제, 곧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 점심시간의 모습은 저번 주보다는 수월해 보인다. 굳이 누가 말을 꺼낸 것은 아니지만 다들 몸으로 느낀 바가 있었는지 탁상 별로 자체 가위바위보를 함으로써 설거지의 분담과 효율의 문제가 약간은 조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자치회의 때 이야기가 나왔다. 반찬을 분배하는 문제는 일단 서로 주의하자는 이야기를 나누는 선에서 끝났지만 설거지의 효율성과 분배의 문제는 치열한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싱크대의 수도꼭지가 하나 뿐이고, 싱크대 크기 또한 작다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고, 또 오디세이 아이들이 함께하게 되면서 자신이 먹은 반찬을 담았던 식기를 자신이 닦게 될 경우 설거지가 끝날 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어 매일 점심시간의 살림꾼이 제 시간에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일의 분배와 효율성 문제였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대책이 제안되었다.

그 제안사항은 이렇다. 먼저 3~4명이 한 조를 이루어 그 조의 설거지를 그 조에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맡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후에 거수투표를 통해 이 안을 우선 실행해보기로 결정이 되었다. 또한 큰 대야를 세 개 이용하여 설거지 과정을 분화, 단순화 하고 살림꾼들이 모든 설거지를 하자는 안도 나왔다. 그러나 이 안의 경우에는 현실적이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2명을 정해서(그리고 아마도 그 2명은 살림꾼이 될 것이다.) 그날의 설거지를 모두 그 두 사람이 해결하자는 안도 있었다. 이는 일을 어느 정도로 분담하느냐의 문제였다. 마지막으로 오디세이와 민들레의 점심시간을 조금 달리 하자는 주장, 점심시간이 끝나는 시간은 현행보다 늦추자는 주장 등이 있었다. 오디세이와 민들레의 점심시간을 달리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민들레와 오디세이가 함께 어울리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반론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거수투표를 통해 첫 번째 안을 먼저 실행해보는 것으로, 그리고 2주 실행해본 뒤 다음 자치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다시 다루기로 하였다. 긴 토론시간에 비해 공동체의 결정은 거수투표라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토론시간은 우리에게 언제나 매우 유익한 시간이다. 단지 '결정'만을 할 것이라면, 그리고 그 결정의 효율성만이 중요한 것이라면 긴 토론시간은 불필요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사람은 로봇이 아니라 유기적인 동물이며, 사람들이 구성하고 있는 공동체는 더더욱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토론을 통해서 '안건의 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 밖의 세상을 조금 더 창의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영감을 얻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자치회의까지 왔다. 결국 정해진 안은 오늘 점심 풍경처럼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에서 그리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돌아왔지만,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였다. 무엇보다 식사하고 끝날 수 있었던 한 시간 반의 시간으로부터 우리는 관계를 얻었고, 또 한 시간의 정치학 수업을 실습하였다. 분명 시청에서 출발해서 시청으로 돌아왔지만 그것은 분명 시청에 가만히 있었던 것과는 다르다. 그리고 이러한 삶이 앞으로도 반복되겠지만, 우리는 앞으로 이런 반복 과정을 통해 그것을 알 뿐만 아니라 몸으로 익히게 될 것이다. 이로써 민주주의, 그것 또한 단순히 아는 것으로, 그리고 제도만으로 크는 것이 아니라 매번 몸으로 익힘으로써 큰다는 것 또한 알겠다. 민주주의, 익혀 먹자. 날로 먹으면 배탈이 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정치처럼...
잔뒤군15.06.17 23:11

아이들에게 홈페이지를 소개해줘야 이런 글도 보고 할텐데. 홍보 좀 해야겠네요 ^^
  
준한15.06.18 10:27

결정만큼 중요한 것이 결정을 실천하는 것!!!
  


    
273
 인성교육진흥법을 첨부합니다.    

어슬랑
15.07.22 565
272
 법치와 덕치, 그리고 인성교육    

seoulmate
15.07.21 674
271
 상반기 결산  2  

seoulmate
15.07.20 596
270
 청소년기    

seoulmate
15.07.18 598
269
 프로젝트 공유    

seoulmate
15.07.14 389
268
 중재    

seoulmate
15.07.13 210
267
     

seoulmate
15.07.09 202
266
 다윈의 개  1  

seoulmate
15.07.07 245
265
 미인도    

seoulmate
15.07.07 340
264
 자기 돌아보기    

seoulmate
15.07.06 221
263
 배움    

seoulmate
15.07.03 196
262
 프로젝트 진행 상황  1  

seoulmate
15.06.30 294
261
 구도(求道)    

seoulmate
15.06.29 190
260
 몸과 마음  1  

seoulmate
15.06.26 210
259
   1  

seoulmate
15.06.25 205
258
 다르게 사는 삶    

seoulmate
15.06.23 269
257
 6월의 오대산..    

어슬랑
15.06.23 268
256
 오디세이 그룹 회의 (2015/06/22)    

seoulmate
15.06.22 460
255
 공간민들레 그룹 활동    

seoulmate
15.06.22 245
254
 점심시간의 정치 2  1  

seoulmate
15.06.18 254
253
 민들레 살림꾼    

seoulmate
15.06.18 240
252
 공간민들레 프로젝트 활동  3  

seoulmate
15.06.16 278

 점심시간의 정치학  2  

seoulmate
15.06.15 263
250
 민들레와 오디세이의 만남  1  

seoulmate
15.06.11 282
249
 또 다른 인사...  1  

어슬랑
15.06.11 251
1 [2][3][4][5][6][7][8][9][10]..[11]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JY

 

Fit for your monitor 1024*768 ★ Copyreft ⓒ 1999~2010. by leroy7. All Rights NOT-reserved ★ Since 1999 Ver. 2. 0